먼저 착한 성도가...!
이글은 주간시티 2002, 5, 31일자에 게재된 글입니다.
91년 이맘때 쯤,
경주에서 울산 반구동에 있는 한 학교로 출퇴근하고 있을 때다.
출근때는 으례히 그렇듯 시간에 쫓겨 출근시간(아침 8시)에 겨우 맞추기 예사다.
그날도 아침 출근시간에 맞추어 열심히 악세레이터를 밟고 달리던중 병영 다리를 막 건너니 앞에 가던 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 뒤뚱뒤뚱 거리다가 한켯으로 급히 비켜 가기에 나도 급브레이크를 밟고 전방을 살펴보니 글쎄 도로 한가운데에서 두 할머니가 차들이 횡횡 지나 가는데도 아무 대책도 없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지를 않는가!
내가 '이거 안되겠다 출근도 출근이지만 저 할머니들 안전하게 도로 밖으로 모셔야겠다' 싶어서 곧바로 차를 세우고 도로 한가운데 서 있는 두 할머니를 앞뒤로 붙잡고 지나가는 차들을 진정시키고서 겨우 도로가로 모셔 나왔다
내가 "할머니 이른 아침에 어딜 간다고 나오셨나요?" "집은 어디신가요?" 하고 여러모로 물었더니 얼굴을 보자기로 반쯤 가린채 병원에 간다고 나왔다나.
내가 '거참 이상하다. 이른 아침에 문 여는 병원도 없는데... 할머니들이 보호자도 없이 혼자서 이 복잡한 도로 한가운데까지 나와서 헤메고 있다니...' 하면서 이유는 불문하고 집까지 모셔 드리기로 하고 일단 내 차에 태웠다.
집을 물었더니 병영 산너머 뒷동네 산다고 하기에 거긴 나환자들이 모여사는 곳이기에 섬찟하였으나 그래도 '애라 모르겠다 시키는데로 가보자' 하면서 이리가자 저리가자는 데로 달려 갔더니 예나 다를까 정말로 말로만 듣던 나환자촌으로 차가 들어가지를 않나!
`그래도 혹시 문둥병 전염되면 어쩌나...' `에그~~ 차는 씻으면 되지머'
'아니지 햇볕에 쬐어도 균은 죽는다 카더라' 하면서 스스로 안전대책을 세우다가 '나환자들은 눈썹도 없고 코도 문드러지고 귀도 떨어져 나가고 손가락도 몇개 없다 하던데 저 할머니들은 뭐가 없나...?' 하면서 백미러로 흘끔흘끔 살펴보니 이거 뭐 헌 보자기에 얼굴을 가리고 있기에 잘 보이지를 않는다.
일단은 보니 코는 늙었어도 붙어 있고 귀는 안보이기에 다행이고 손은 시트를 붙잡고 있는걸 보니 다 떨어지지는 않은듯 해서 다행이라 한숨을 놓았다.
이런 생각,저런 상상 하다가 시간이 꽤나 흘러서 드디어 나환자촌 들어가는 입구에 다가왔는데 할머니들이 갑자기 집에 다왔다면서 여기서 내려 달라고 하지를 않나....
내가 "할머니 여기는 집이 없어요. 동네는 좀 더 가야 되요. 집에 아들이 있지요? 집까지 모셔다 드릴테니 염려말고 집있는 데만 말해 주세요" 했더니 두 할머니께서 몇번이나 이제 자기 집에 다왔다면서 막무가내로 내려달라고 하기에 부득히 동네 못미쳐 원두막 하나 있는 곳에서 차를 세우고 두 할머니를 내려다 놓으니 내손을 붙잡고서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속히 가라고 하질 않나!
차를 돌려서 나오려다 말고 `거참 이상하다 .....혹시 천사가 아니가!` 하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차를 세우고 할머니를 찾아 보았더니 두 할머니가 갑자기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지를 않나...!
아무리 살펴도 보이는 것은 논과 밭 뿐이다.
'휴~ 그랬구나,맞았어 두 분이 천사구나!'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한편으로는 직장 출근이 늦었기에 윗사람에게 한방 먹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겁나게 밟아서 학교에 도착하니 10시가 다 되었다.
아침마다 억지로 시키는 자율학습시간(아침 8시 ~ 8:50분)에 담임교사가 없었는데도 오늘 아침만은 건달같은 몇몇 녀석들까지 찍소리 않고 자율학습 잘했다 하고... 아침 직원회의 시간에는 간부 선생님들은 물론 교장 교감샘까지 내가 출근 안했는거 아무도 몰랐다고 옆에 선생님이 일러주고.... 1교시 다마쳐갈 무렵에 수업 맡은 교실로 교재들고 살그머니 들어갔더니 학급 실장이 무슨 마음에서 였는지 나 대신 흑판에 공부할거 빡빡히 적어주고 아이들은 따라 적는다고 정신이 없지를 않나!
아침에 출근 안하고 병영 산너머까지 롱웨이 드라이브 갔다온 것이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았으니 이것이 더 큰 기적이 되지를 않나!
오랫동안 밥먹고 산다고 바삐 지내다 보니 잊혀져 버린 사건이였는데 저번주 금요 철야예배때 우리 목사님께서 히브리서 13장으로 설교하실 때에 이 사건이 떠올라 설교 말씀이 더욱 은혜로 다가왔다.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 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느니라 (히 13:1~2)*
그때 두분 할머니(천사)들이 나환자 촌까지 가는 동안 몇번이나 나에게 "젊은 양반 머하노?(직업을 묻는말)" 하고 물으면서 "아이고 요새 젊은 양반이 우째 저래 착하노" 하면서 서로에게 "그래 맞다" 맞장구 치고 "젊은이는 그래 착하이 늙어도 참 잘살겠다" 하던 말씀이 아직도 귀에 남아있다.
그렇지,착해야 잘 살지! 원래는 착한 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나자신 이였지만 회개하면서부터 일부러 착해 지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그렇게 칭찬해주시다니...지금 생각해도 송구스럽기만 하다.
캘거리 모든 교민(성도)들보다 필자가 더 하나님 앞에 죄인된 삶을 살아 왔지만 그래도 에수님께서 다행이 '죄인'을 더 사랑하시는 프로그램이 있기에 나같은 '죄인 중에 중죄인'도 `회개함의 축복`을 받았으니 그저 받은 은혜를 갚으려면 주간시티 원고쯤은 날마다 써도 감지덕지다.
그래서인지 그때 이후 내 평생 좌우명의 하나가 '먼저 착한 성도가 되자'는 거다.
착한 마음속에 예수님이 찾아오시고
착한 마음속에 믿음도 착하게 자라나게 되고
착한 마음속에 예수님의 나라와 예수님의 평안도 임하게 된다
우리 캘거리 교민성도들 모두 분에 넘치지 아니하는 착한 성도들이 되어 주의 종에게 짐(burden)이 되지 말고 자랑과 보람이 되는 성도들이 되길 기대해본다.
# 글쓴이 주; 우리 교회 4대 기도제목 중에 하나가 `먼저 착하고 충성된 일꾼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입니다.
이걸 역으로 생각해보면 `못댓고 악한 일꾼이 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가 됩니다. 우린 누구나 봉사를 열심히 하되 언제나 `종의 마음`으로 봉사를 해야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가 `종의 마음과 자세`를 잊어버릴때 우리의 봉사가 모두 헛된 `우상`을 섬기게 되고 마는 것입니다.
항상 마귀는 우리의 마음밭이 교만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니 항상 깨어 경성하여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마귀와 싸워 이기는 성도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하